20대 초반 무렵, 나는 1년에 한 번씩 나 자신에게 선물한다는 의미로 보석 액세서리를 구매하곤 했다. 그 선물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할 정도였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그 습관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일해서 번 돈이라도 결혼 후부터는 가정의 돈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제 나 자신에게 다시 선물을 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건강을 잃을 정도로 나를 몰아붙인 결과,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 마음 상태는 행동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그 행동에 따라 일의 능률이 달라진다.
다시 말해 하루를 어떤 기분으로 시작하느냐가 업무의 질을 결정하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기분 좋은 아침’, ‘편안한 마음’을 위해 나에게 선물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먼저 스스로 질문을 해보았다.
내가 제일 원하는 게 뭐지?
어쩐지 보석보다는 오토바이가 갖고 싶었다. 나는 곧바로 대형자동이륜차 면허증을 땄고, 1300㏄ 급 할리 데이비슨을 구입했다. 오토바이를 구입하자마자 장거리 주행에 나섰다. 시동이 켜지면 그 묵직한 엔진 소리에 해방감을 느꼈다. 피폐해졌던 영혼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할리데이비슨을 탈 때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된다.
일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사실 처음에는 빠른 속도를 이기고 사고를 내지 않으려 집중하다 보니 딴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운전에 익숙해진 다음에도 일 생각은 나지 않았다. 그저 눈 앞을 스치는 것에만 시선과 생각을 고정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바탕 바람 속을 달리고 돌아오면
속이 다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할리데이비슨을 몰기 시작하고 나서야 사계절의 경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았다. 한여름의 무성한 녹음, 울긋불긋 타오르는 가을 산, 메마르고 고요한 겨울 들판. 계절마다 바뀌는 경치와 공기의 변화가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적극 찾아다니다 보니 오감이 점점 더 예민해졌다. 비록 쉬는 날은 일요일 하루지만, 그 하루를 마음껏 활용해 아름다운 계절을 누리고, 제철 음식을 먹고, 온천을 즐긴다.
일과 내가 분리되고 사생활이 균형을 잡게 된 덕에,
나는 조금씩이지만 ‘인생을 즐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포스트는 <반딧불이 CEO>를 참조하여 작성되었습니다.


'▶CEO의서재 시리즈 > 반딧불이 CEO'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꿀벌이 만드는 1년치 꿀의 양이 겨우 한 티스푼? (0) | 2020.09.07 |
---|---|
# 회사 수명, 100세를 꿈꾸다! (0) | 2020.09.07 |
#10. <반딧불이 CEO> 산업폐기물 회사에 연예인이 찾아온다? (0) | 2020.09.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