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서 산업폐기물 처리업체는
사라졌으면 좋겠어.
폐기물을 처리하고 재생하는 우리의 일은 환경사업 그 자체였다.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 만한 일이었지만 세상 사람들의 시선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현실에서 우리는 그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고, 지역 주민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였다. 심지어는 옴진리교(1995년 도쿄 지하철에 사린 가스를 살포하는 테러를 저질러 널리 알려진 일본의 종교 단체-옮긴이)의 종교 시설인 ‘사티안’에 빗대어 우리 공장을 ‘이시자카 사티안’이라 부르며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거래처나 동종업계 관계자들이라면 몰라도, 애초에 우리 회사나 업종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더욱이 무관심한 일반인도 아닌, 우리 회사에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말해 무엇 할까? 그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풍요로운 숲이라는 자원이 있었다.
그 안에 폐기물 리사이클 공장이 서 있으니 환경 교육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 터였다.
나는 일반인들에게 우리 공장을 개방하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숲을 재생해서 환경 교육의 거점으로 삼자는 것이었다.
이왕에 시작할 거면 제대로 된
견학 통로부터 만들자.
견학 통로 만드는 일에 모두 2억 엔(약 20억 원)의 비용을 들여,
2008년 마침내 공장 견학 통로가 완성되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견학을 신청하는 단체가 거의 없었고, 공장을 찾은 몇 안 되는 손님들의 반응도 우리 기대와는 달랐다. “당신이야 열심히 하는지 어쩌는지 몰라도 나는 용서 안 해! 이시자카산업이 지금까지 해온 짓거리를 절대로 용서 안 한다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각오를 다지는 수밖에 없었다. 공장 견학을 시작한 지 2년 정도가 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서서히 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침내 우리의 노력을 똑바로 봐주기 시작했다는 느낌이었다.
“처리 과정이 굉장히 체계적이고 깨끗하네요?”
“들어온 쓰레기를 부수어서 자원으로 만드는군요.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흔히 산업폐기물을 처리한다고 하면 중장비로 마구 집어다가 불로 태우거나 땅에 묻는 줄 안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 실제로 견학을 와서 보면 생각과는 다른 모습에 놀라곤 한다. 외부 사람들의 반응을 듣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업폐기물 처리업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구나.
그저 ‘폐기물’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쾌한 어감 때문에 무작정 반감을 가졌던 거였어.'
인간은 모르는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불안을 느낀다.
그리고 특정한 계기가 작용하면 그 불안은 반감으로 변질된다.
지금껏 산업폐기물 처리업체를 향해 반대운동을 벌인 사람들도,
대부분은 이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안타까웠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산업폐기물 처리 과정에 대해 알려야겠다고,
그럴 수 있는 통로를 활성화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비난받던 산업폐기물업체가 매년 3만 명이 찾는 곳으로!
30세 여사장이 집념과 눈물로 쌓아올린 12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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