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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반딧불이 CEO

# “내가 사는 곳은 안돼!” 님비족을 설득한 쓰레기장 CEO

by 센시오 2020. 9. 8.

질문 한 가지를 던지겠다.

“장애인 지원시설, 장례식장, 쓰레기매립지가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두들 그렇다고 할 것이다.

또 질문 한 가지를 던지겠다.

“장애인 지원시설, 장례식장, 쓰레기매립지가

내가 사는 동네에 생기는 것은 어떠십니까?”

이 질문에서 사람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어릴 적 학교 교과서에서도 배웠던 '님비현상'

Not in my backyard!

시설의 필요성은 동의하면서도

자신의 거주지에 생기는 것은 반대하는 것.

매번 생길때마다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는 기피시설,

해결방법은 없을까?

이웃나라 일본에는 이런 현상에 대한

가장 옳고 바른 답을 던져주는 한 기업이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쓰레기장'이라 비난받았던

이시자카 산업폐기물 처리업체는

12년이란 기나긴 노력을 거쳐

지역 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아냈다.

30세 여사장이 벌인, 지역과 공생하기 위한 사투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세상에게

이시자카 기업을 더 이상 기피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인식시켰다.

그녀는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했을까?

한 보도프로그램에서 시작된 '다이옥신 소동'은

우리 회사를 위기에 빠뜨렸다.

굴뚝에서 증기가 올라올 때마다 사람들은

손가락질 해댔고

공장 주변에는 '이시자카산업 반대!',

'이시자카는 이 마을에서 나가라!'라고 적힌

현수막이 여러 장 내걸렸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소각로는 다이옥신을 배출하지

않는 상태였기에 국가에서는 소각로를 계속

가동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진실을 알고자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도 내가 깨달은 한 가지는

'이 일은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구나!'

지구상 쓰레기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내고

그 뒷정리 역시

온전히 인간의 몫이다.

그 몫을 이시자카 산업에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쓸모없어진 쓰레기를 무작정 땅에 묻고 버리기보다

다시 가치 있는 물건으로 바꿔서 내놓는 것은

세상에 이로운 일이다.

나는 이시자카산업은

'좋은 일'을 하는 회사라 확신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산업폐기물 처리업체답지 않은

산업폐기물 처리업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첫 번째 결단은 '소각로 처분'이었다.

소각로를 통해 회사가 얻는 매출은 전체의 70%,

자칫 회사의 기반을 흔드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시자카 산업의 굴뚝이 하나 둘 사라져갔고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라는 의지가 솟아났다.

그러나 회사만 바뀌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회사에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바위처럼 단단하게 굳어있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곳.

그 어려운 목표를 이루어야만 했다.

두 번째 결단은

회사의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것이었다.

투자액이 4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회사 외형과 깨끗한 공장 설비 등이 필요했다.

그렇게 모두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반대했던

일을 진행했고 12년이 지난 지금의 이시자카는

도교돔의 4배에 달하는 부지에

80%가 숲이고 공장 설비는 20%뿐인

환경과 공존하는

지구상 유일무이한 산업폐기물 처리업체가 되었다.

영속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숲 재생’과 ‘지역 공생’에 뛰어든 결과다.

목적은 오로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있었다.

공장 주변의 버려진 황폐한 잡목림을

지역 주민들이 모여서

어울릴 수 있는 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이곳 사람들의 가장 오랜 벗인 숲을

그들 곁으로 다시 돌려주는 것만큼

의미 있는 것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산업폐기물 처리업체가 왜 그렇게

막대한 경비를 들여서 숲을 재생할까?"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아주 분명한 이유가 있다.

숲 재생이야말로 지역 주민들과

영원히 공생하는 기업으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숲을 활용하여 이익을 올려서

지역에 되돌려준다.

숲 재생 프로젝트에는 농가 사람들을 중심으로

뒷산을 복원해서 사람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도 포함되었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관리하는 부지에는

농가림에 맞추어 복원한 숲이 따로 있다.

이 외에도 우리는 지역 주민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2005년부터 해마다 여름 축제를 열고 있다.

엄청나게 큰 규모의 축제이기에 상당히 큰 금액이

들어가지만 우리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한때 우리는 산업폐기물 처리라는 본업에

죽기 살기로 매달렸고

우리를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소리 높여

외치곤 했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이해를 받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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