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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자전거 타는 CEO

#8. 85억 적자에서 업계 1위 된 비결

by 센시오 2020. 9. 2.

훗날 내 인생 최대의 업적을 꼽는다면 뭐라고 해야 할까?

 

자이언트를 세계 최대 자전거 제조업체로 성장시킨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돈을 버는 사업은 아니지만 공영 자전거 대여 시스템 유바이크를 세상에 내놓은 것이 살면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공영 자전거 대여 시스템은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로 전체 자전거 일일 회전율이 6~7회 가량이다. 그런데 2012년 말 타이베이에 설치된 유바이크는 최고 회전율이 무려 15회, 평균 회전율도 10~12회에 달한다. 2년간 이용자 수를 계산하면 한 해당 3,000만 명을 넘어선다. 타이완 인구가 2,300만 명 정도이니, 갓 태어난 아기까지 전 국민이 평균 한 번 이상 이용한 셈이다.

 

현재 공용자전거 시스템을 운영하는 도시는 700군데에 달한다. 그러나 자전거 대여소마다 두세 대 정도는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하거나, 체인이 빠져 있거나, 벨이 울리지 않거나, 소리가 나면 안 될 부분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대여용 자전거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니 자연히 회전율이 떨어지고, 운영업체는 수지가 맞지 않아 사업을 정부에 떠넘기고 있었다.

공영 자전거 대여 시스템은 이윤을 얻기 위한 사업이 아니기에 세계의 어떤 대형 자전거업체도 경영에 나서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

 

나는 도전하기로 했다.

의미 있는 일을 완벽히 해내면

세계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내 나이 80 이었다.

 

유바이크 민간투자사업의 첫 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타이베이 시로부터 1,200만 위안,

한화로 약 20억 4,000만원을 지원받아 11개 대여소를 시범 운영했다.

그러나 2년간 운영한 결과 적자만 5,000여 만 위안,

한화로 약 85억 원 이었다.

회사의 이사들은 이 사업을 이어가는 것에 일제히 반대했다. 솔직히 돈을 손해 본 것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그보다는 우리의 노력이 시민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시 정부의 실적으로 남지도 못한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다.

 

나는 다시 시작했다. 공용자전거 전용 모델을 개발하고, 스마트화를 통해 관리 및 서비스 시스템을 통합할 방안을 고민했다. 공영자전거 서비스와 지하철 교통시스템을 연계하도록 했으며,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RFID(무선주파수 식별장치) 충전 서비스까지 고안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마침내 지금의 유바이크가 탄생했다.

우리는 유바이크의 모든 자전거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공장에 보내 보수를 한다. 더불어 민간투자사업 계약사항에 없는 ‘24시간 서비스 콜센터’를 별도로 마련했다. 유바이크가 세계 최고의 회전율을 기록한 배경에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세세한 노력들이 있었다. 현재 사람들이 이용하는 유바이크의 자전거는 제조비용이 수만 타이완 달러 한화로 1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수준이다.

언론에서는 유바이크를 ‘최고급 국민차’라 표현하기도 한다.

유바이크의 품질은 세계 다른 도시의 공용자전거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다.

그저 사람들이 탈 수 있는 자전거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자전거를 보급하고자 노력한 결과다.

 

나는 어떤 일을 하든 멀리 생각하고 먼 미래를 보고자 애쓴다. 5~10년 후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추지 못한 리더는 기업을 제대로 경영할 수 없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농사를 지을 때 씨를 뿌려 거두어들일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듯이, 투자 역시 내일 당장 이윤이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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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업계의 도요타,

자이언트GIANT 창업자 킹 리우.

그가 자전거 위에서 얻은 경영철학에 귀 기울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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