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EO의서재 시리즈/자전거 타는 CEO

#9. MBA에서도 배울 수 없는 이것?

by 센시오 2020. 9. 3.

학창 시절 나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속된 말로 공부는 젬병이었고, 그렇다고 어른들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것도 아니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직장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회사를 나와 내 사업을 시작했다.

 

나는 학교를 중퇴하여 학위를 받지 못했지만 후회한 적은 없다.

나는 학교에서보다 사회에서 훨씬 많은 것을 배웠다.

사회에 진출해 여러 업종을 차례로 거치며 현장 감각을 익히는 대신,

학교에서 공부에 매진했다면 오늘날의 성과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2003년, 타이완의 자전거업체들이 대거 중국 대륙으로 진출하면서 산업공동화현상

(비용이 싼 해외에 공장을 세워 생산함으로써 국내의 거점 산업이 점차 소멸하는 현상)이 매우 심각했다.

1,000만 대에 달하던 수출량이 400만 대 밑으로 떨어질 정도였다.

 

나는 타이완의 자전거산업을 복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떠올린 것이 바로 동종업체 경쟁자인 메리다를 포함한

군소 업체와 연합해 ‘에이팀’이라는 산업연맹을 조직하는 것이었다.

 

당시 업계의 많은 이들이 우리의 계획을 듣고 비웃었다. 동종업체끼리 협력해서

성공한 사례는 선진국에서도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메리다의 천딩황 회장에게 진심을 담아 호소했다.

“비상시국이니만큼 경쟁은 제쳐두고 두 회사가 함께 버텨봅시다.

우리가 힘을 합하면 타이완의 자전거산업이 유실되는 걸 막고 산업구조를 전환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자이언트와 메리다는 산업연맹을 체결하는 데 합의했다.

2009년, 6년의 진통 끝에 타이완 자전거의 수출 판매량은 430여 만 대로 증가했다. 더 중요한 것은,

산업 전반의 평균수출단가가 한 대당 평균 110 달러에서 6년 만에 세 배 가까운 300달러로 신기록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업계 전체의 단결과 조화 덕분에, 한 때 일본이 장악하던 자전거산업의 주도권이 타이완으로

넘어와 든든히 뿌리내릴 수 있었다.

이렇게 경영 위기가 닥쳤을 때 어떻게 동업자를 찾아 협력해야 하는지 경영학 교과서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한 홍콩 교수가 ‘왜 학교가 기업가를 양성하지 못하느냐’고 질문 했다.

나는 교사와 교수들의 가르침만으로는 기업가가 되기가 어렵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현실에 과감하게 부딪치고, 자신의 능력을 가두지 않는 창업가 정신은 세상 물정을 통해 길러진다.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중심을 잡는 법도 배운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따르는 무리도 생긴다.

각자의 이익과 노선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세상물정을 통해 배울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은 응용할 수 있는 ‘지식’인데, 실제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꾸준한 실전 경험을 통해 쌓이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

 

자전거 업계의 도요타,

자이언트GIANT 창업자 킹 리우.

그가 자전거 위에서 얻은 경영철학에 귀 기울여 보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