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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이타경영

#1.유럽 황실 역사상 최초의 회사?

by 센시오 2020. 8. 25.

119년 역사상 최초로 기억될 훈장

2011년 여름, 나는 네덜란드 황실로부터 119년 역사상 최초의 중국인 수훈자로 ‘오라녜나사우 훈장’을 받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70년대 말, 작은 회사에 불과했던 에버그린 해운은 유럽 황금 노선을 개설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00여 년 동안 유럽 노선을 독점한 FEFC는 에버그린의 유럽 진출을 막고자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에버그린은 필사의 각오로 전 세계 10위 안에 드는 무역항인 네덜란드 유로포르트 항구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결국 FEFC의 포위망을 뚫었고 에버그린은 ‘100년 카르텔을 깨뜨린 최초의 기업’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후 에버그린 앞에는 늘 '최초'라는 단어가 함께했다. 대만 역사상 최초의 컨테이너 해운, 세계 최초 5대양 6대주를 운행하는 해운업체로 부상하며 승승장구 했고 이후 유로포르트 항구는 에버그린의 성장과 함께 서부 유럽을 대표하는 중계무역항, 유럽 대륙 물류의 허브로 발돋움했다.

네덜란드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나는 감격에 겨워 연단에 섰다.
“우리 에버그린이 유럽에 들어오는 걸 방해하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럴수록 나는 반드시 이 국제 카르텔을 무너뜨리고 말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네덜란드 여왕을 대신해 훈장을 수여한 로테르담 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에버그린은 실로 대단한 실력과 노력을 보여준 회사입니다. 혁신적인 운송 방식으로 다원화된 다국적 기업을 이루었습니다. 에버그린 그룹은 전 세계 수많은 국가의 번영을 도왔으며, 우리 또한 그중 하나입니다.”

창 회장님,
로테르담은 영원히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훈장보다 소중한 것

사실, 네덜란드 황실의 오라녜나사우 훈장은 내가 받은 열두 번째 훈장이다.
나에게 훈장을 처음 준 곳은 프랑스였다. 프랑스 정부가 훈장 이야기를 꺼냈을 때, 직원들과 나는 잠시 멍해졌다. 모두들 ‘훈장이라고? 잘못 들은 거 아니야?’ 하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얼마 후, 나는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자크 시라크 대통령으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이날 시라크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에버그린이 유럽 대륙의 물류에 공헌한 바를 강조했다.
이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수여한 대영제국 훈장, 이탈리아 총리 로마노 프로디에게서 기사 대십자 훈장을 연이어 받았다. 그리고 얼마 후 벨기에 국왕 알 베르 2세로부터 왕립훈장을, 이어서 네덜란드로부터 훈장을 수훈했다.

동전만한 무게의 작은 훈장이지만, 에버그린이 오랜 세월 심혈을 기울여 일군 가치가 그 안에 녹아 있다. 물론 훈장을 생각하며 분투한 적은 없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크게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영제국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나는 감격에 젖은 목소리로 연설했다.
“노력을 다해 싸운 사람에게 가장 귀한 상은 최후에 무엇을 얻었는가가 아니라, 그 과정 중에 만들어진 강인함과 의지입니다. 길고도 느린 그 싸움의 현장에서 꾸준히 나를 두드리고 담금질한 과정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훈장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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