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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매니징

#. 130억 짜리 해고장을 받은 사장

by 센시오 2020. 8. 21.

숫자 속에 담긴 현실을 읽어내라

비즈니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숫자로 대변되는데 이때 숫자가 나타내는 의미는 비즈니스 활동 자체가 아니라 양이나 크기 등이다.
초현실주의 미술가인 르네 마그리트는 담배 파이프를 화폭에 담고는 이렇게 썼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그렇다, 그것은 파이프가 아니라 파이프를 그린 그림이다. 마찬가지로 숫자는 비즈니스가 아니라비즈니스를 그린 그림에 불과하다

 
숫자 자체는 당신에게 어떻게 하라고 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숫자들은 행동하라는 신호에 불과하며 두뇌를 자극할 뿐이다. 숫자는 수맥이나 광맥을 찾는 사람의 손에 들린 막대기와 비슷하다. 수맥을 탐색하는 자는 그 막대기로 지하수가 있는 지점을 찾는다. 그러나 물을 얻으려면 땅을 파야 한다.

비즈니스의 핵심은그러한 숫자들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밝혀내는 작업이다.
 
가령 당신이 회사 사장이라고 해보자.
생산을 담당하는 부사장이 그 해의 “공장원가”가 1,200만 달러(약 135억)라고 보고한다. 이 수치는 숫자일뿐 어떤 의미를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 당신은 그가 제시한 수치를 바탕으로 업무를 계속 진행한다. 전체적인 틀에서 놓고 볼 때 이는 비교적 작은 수치이며, 당신은 이런 사소한 일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일이 틀어지고 그 사업부가 손해를 보기 시작하다가 실적 부진에 빠지면 당신은 곧 해고되고 신임사장이 부임한다.


그는 그 똑같은 수치들을 검토한 후 부사장을 불러서 묻는다.
“공장원가와 관련된 그 수치들은 뭘말하는 겁니까? 거기엔 뭐가 포함되는 거죠?”

“공장의 지불급료 총액과 간접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사장이 설명한다. “그 이상으로 더 자세히 기록하지는 않습니다. 대체로 그건 지불급료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신임사장이 말을 끊는다.
“잠깐만요. 이 액수는 그곳에서 하는 일의 양에 비해 지나치게 많아요.
이 수치, 즉 공장원가에는 도대체 뭐가 들어가는 거죠? 전 그걸 알고 싶은 겁니다.”

“원하신다면 임금대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뇨. 그걸 보자는 게 아닙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그 사람들이 거기서 뭘 하고 그에 대해 얼마를 받고 있으며 그들이 몇 시간이나 일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런 건 기록하지 않습니다.” 부사장이 대답한다.
 
그 즉시 신임사장은 타임카드 시스템을 도입하여 해당 업무별로 다르게 암호화된 출퇴근 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되는 타임카드를 직원들에게 나눠준다.
이제 “공장원가”의 구성요소들을 살펴본 신임사장은 급료 지불 명부가 생산라인에서 실제 제품을 만드는 직원 약 300명, 감독과 검사관으로 분류된 직원 약100명, 그리고 정비원 약 100명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한다.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네요.”

그는 부사장에게 말한다.

“가서 그 감독들과 정비원들이 뭘 하나 살펴보세요. 생산라인 직원 3명 당 1명 꼴로 감독을 둘 필요는 없어요.”

이것은 숫자 이면의 사실을 들여다보는 아주 간단한 사례다.
그가 바꾼 것은 숫자가 아니라 숫자 이면의 현실임을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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