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을 떠난 우리의 1달러는 이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부들을 대리하는 중개인에게로 넘어갈 것이다. 나이지리아인이 사랑하는 졸로프를 만들기 위한 ‘쌀을 향한 열망’이 우리의 1달러로 하여금 새로운 여행을 떠나도록 재촉한다.
이번에 우리의 1달러가 향할 곳은 낯설지만 어딘가 춤사위와 함께 노랫소리가 흥겹게 들려올 듯한 신비의 나라 ‘인도India’다. 인도는 바로 나이지리아가 꼭 필요로 하는 쌀을 사오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인도의 1인당 평균 수입은 2000년 이후 거의 3배로 늘었다. 그렇다고 인도인들이 잘 산다고 할 수는 없다. 인도인 5명 중 한 명은 여전히 하루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며, 그들 대다수는 농부들이다. 생활이나 교육 수준이 향상되었다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도 채 졸업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발전의 수혜는 누가 받고 있을까? 소득은 어디서 오는 걸까?
어떻게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 되었을까?
인도 신생기업들의 화려한 복도에 그 답이 있다. 복도에 빼곡히 걸린 엔지니어들의 자격증명은 인도가 새로이 숭배하는 테크놀로지의 신전이다. 인도 방갈로르(Bangalore)는 이제 IT를 상징하는 대표주자가 되었다. 인도 정보기술 혁명의 중심지인 이곳은 농부들이 벼농사를 짓는 이웃 동네로부터 고작 160킬로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지만,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하다.
이곳에는 세계적 정보기술 기업의 아웃소싱 업무를 담당하는 상담센터, 기술부서, 데이터센터 등이 즐비하다. 이들은 콜센터 업무부터 첨단 로봇 개발까지, 세계 거의 모든 은행과 대기업, 고객을 위한 기술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아직 맞닥뜨리지 않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까지도 찾아낸다. 이곳은 인도의 금광이다.
인도는 세계의 기술서비스 센터로 자리매김하면서, 엄청난 달러를 벌어들인다. 25년 전만 해도 이 분야의 가치는 2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00억 달러(120조 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부문은 10여 년 동안 매년 7~10퍼센트씩 성장해왔는데, 농업보다 몇 배나 높은 성장률이다. 2016년 조사에 의하면 첨단 기술기업이 인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8퍼센트로, 그 결과 부유한 개인들도 다수 탄생했다.
정작 1달러 지폐를 만져볼 일도, 월마트 매장을 둘러볼 일도 없겠지만, 방갈로르의 월마트랩(@Walmartlabs) 기술자들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호주머니에서 달러를 꺼내게 할까를 고민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월마트에 더 큰 이익을 안겨줄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숫자와 정보를 분석하는 게 이들의 일이다. 빅 데이터는 돈이 된다. 인도 기술자들은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힘쓴다. 정작 그 돈은 지구 반대편에서 소비되지만 말이다.
오늘날 인도가 벌어들인 우리의 1달러를 유혹하는 대상이 있다. 의외겠지만, 그것은 바로 이라크다. 싼값에 석유를 팔겠다고 나선 덕택에, 이라크는 인도가 제일 선호하는 석유 공급자가 되었다. 이제 우리의 1달러는 그곳, 석유가 있는 곳으로 흘러 들어간다. 인도의 쌀 도매업자가 은행에 달러를 맡기는 순간, 그 달러는 인도 국영 힌두스탄 석유회사HPC로 건네진다.
HPC는 왜 이라크에서 석유를 사올까?
그걸 알아보기 위해, 1달러와 다음 행선지로 떠날 채비를 하자. 거칠고 황량한 이라크의 유전으로 다음 여행을 떠난다.
YES24 http://bit.ly/385fP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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