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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회사개조

회사 개조 2단계_조직에 '전략'을 불어넣다.

by 센시오 2020. 8. 18.

부품 사업 역시, ‘전략’의 향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조직원들이 명쾌한 전략을 제시하고 그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신임 사장에게 기회를 의미했다. 지금까지 전략 없이도 이만큼 훌륭한 성장세와 수익을 유지했다는 말이 아닌가? 여기에 올바른 ‘전략’의 개념을 심는다면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었다.

 


3월 13일에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간부 네 명은 여러 가지 차트를 만들어나갔다. 나가오 사업부장은 네 명의 보고를 받은 후 그들이 만든 차트 하나를 들고 용감하게 사장을 찾아갔다. ‘상품의 영업이익률’과 ‘상품의 매출액 성장률’을 각각 가로축과 세로축으로 삼고 여기에 여러 가지 상품을 기재한 차트였다.
그러나 나가오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기도 전에 판정패를 당했다.

사에구사는 그 차트를 10초 정도 들여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 차트의 어디를 봐야 ‘경쟁자’와 싸운 ‘승패’의 결과를 알 수 있는 건가?”
"이런 건 ‘전략’이라고 부를 수 없네."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거의 1개월이 경과한 4월 17일. 나가오는, 이번에는 전과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으로 종류가 다른 차트 수십 장을 작성했다. 이번에야말로 ‘합격’이라고 확신했지만, 이번에도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자네들은 동물원의 곰 같군. 같은 곳을 빙글빙글 맴돌고 있어.”

사장은 물었다.
“미스미에 이익이 되는 상품은 무엇이고, 손해가 되는 상품은 무엇인가?” 
“어떤 고객이 이익이 되고 어떤 고객은 손해 인가?”

하지만 상품별 손익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 질문에 답할 방법은 없었다. 물론 매출액과 매출 총이익률의 상품별 수치는 알 수 있다. 이는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매출 총이익이 크다고 해서 꼭 좋은 상품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이런저런 경비가 소요되거나 클레임이 들어와 처리 비용이 발생할 경우, 해당 상품의 최종 손익은 적자로 내려앉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그런 세부적인 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으면 ‘이익이 되는 것과 손해가 되는 것’을 구별할 수 없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는 더더욱 판단할 수 없다.

“그래, 각 상품의 정확한 이익을 모르는데 전략이 보일 리가 없는 거야.”
나가오는 깨달았다. 이미 상당한 시간을 들였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개별 상품의 이익을 파악하는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군분투끝에 원가 분석을 마친 나가오 팀은 다음 작업에 돌입했다. 출발점이었던 ‘전략 상품을 결정한다’라는 주제로 돌아간 것이다. 팀원들은 수없이 회의를 거듭했다.
팀원들은 먼저 ‘향후 3년 동안 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하리라 예상되는 순서’를 기준으로 전략 상품을 결정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과거 3년간의 평균 성장률을 조사하자. 그러면 향후 3년간의 기대 성장률이나 매출, 이익 등도 유추할 수 있을 거야.”

독자 여러분은 이 말 속에 포함된 오류를 바로 찾아냈는가? 
혹시 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면 다시 한 번 읽어보기 바란다. 그래도 오류가 보이지 않는다면 경영 리더로서 아직 수행이 부족한 것이다.
이 말에는 ‘과거 3년간 30퍼센트 성장한 상품은 향후 3년 동안도 30퍼센트 전후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라는 논리가 담겨 있다. 허술한 생각이다. 모든 상품의 성장률이 일정하게 유지되어서 과거의 성장률이 미래에도 자동으로 적용된다면 시장을 ‘관성’이 지배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면 굳이 전략 같은 것을 궁리할 필요도 없다.

팀원들은 의기양양하게 사장실로 향했다. 이번에도 3주 동안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사에구사는 그들이 제출한 표를 슥 쳐다보더니 한마디로 단호한 평가를 내렸다.
“자네들, 변한 게 없군.”
“내가 전에 말하지 않았나? 성장률이 똑같이 낮더라도, 시장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더는 성장의 여지가 없는 상품도 있고 지금이 탄생기이기 때문에 아직 성장률이 낮을 뿐인 상품도 있다고. 이 표의 어디를 봐야 지금은 부진해 보이지만 잠재적인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구분해낼 수 있는 거지?”
“…….”

“이건 학생들의 공부와는 차원이 다른 일이야. 인텔리 직원들의 지식 경연도 아니고. 최고경영자는 자네들이 만든 제안을 바탕으로 행동하게 될 걸세. 실제로 인력을 동원하고 경비와 자금을 쏟아붓는 진짜 승부라고. 나중에 가서 생각이 얕았다, 전략이 잘못됐다고 죄송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나?”

나가오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문제를 규명하는 데서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 후 FA 사업 전략이 실행된 뒤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나가오는 자신이 수립한 전략을 수행하면서 특유의 강인함을 발휘해 놀라운 실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사분기 매출 기준으로 창업 이래 미스미의 간판 사업이었던 금형 사업의 매출액을 추월했고 이후 차이를 더욱 벌려나갔다. 
국내와 해외의 연결매출액은 매년 100억 엔 단위로 앞 자릿수를 바꿔나가, 개혁 전년도에 147억 엔(약 1,470억 원)에 머물렀던 수치가 5년 후에는 563억 엔(약 5,630억 원)으로 증가했다. 5년 사이 3.8배, 연평균 성장률은 31퍼센트였다.

독자에게 내는 숙제
‘회사 개조’란 장기간에 걸쳐 ‘개혁의 연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다. 이때 사원들의 전략에 대한 의식이나 경영 기량이 낮은 경우가 많다. 시간을 들여서 이를 조금씩 끌어올리는 ‘점진적 개선’을 시도하는 경우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3장에서는 사에구사가 지난 30년간의 경험을 살려 미스미 직원들의 전략 의식과 기량을 단번에 향상시킨 개혁 방안이 나타나 있다. 그 핵심은 무엇인지 정리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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