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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경영전략의 역사

#2. 세계 역사상 가장 오래된 최고의 전략서는?

by 센시오 2020. 8. 4.

프론티누스가 쓴 《스트라테게마톤》은 기원전 1세기 말엽의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전략에 관해 논의한 책으로, 그보다 더 오래된 것이 존재한다. 전략이라는 말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조직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체계적으로 논의한 더 오래된 책이 있으니 바로 ‘손자병법’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병법 체계다.


이 책은 기원전 500년경부터 원저자인 손무 孫武 (존칭은 손자) 외에도 그 후계자, 지지자들이 동참하여 서서히 완성해나갔다. 가령 삼국지에 등장하는 위魏의 조조 曹魏는 오늘날 남아 있는 손자병법의 원본인 《위무제주 손자魏武帝註孫子》를 편찬했다. 이처럼 긴 시간에 걸쳐 수많은 경험을 반영하며 진화한 결과 손자병법은 다면적인 시점에서 군사 전략을 논하는 책으로 완성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전략론의 원점이라고 평하는데, 적어도 군사 전략의 체계화라는 측면에서는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손자 이전에는 전쟁을 할 때 천운에 의지하는 측면이 강했다고 한다. 몸을 정결하게 하고 신에게 제물을 바치며 승리를 기도하는 것이 곧 승리를 확보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그런 시대에 손자병법은 인간의 지식과 행동이 싸움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음을 분명히 제시하고, 그 방법론을 일련의 이론 체계에 따라 13편으로 구성하여 정리했다.

《손자병법》이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단순한 전술서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행위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손자는 전쟁을 국가 운영의 한 가지 수단으로 파악하고 전투 행위뿐만 아니라 보급 문제나 정보전까지 언급했다. 때로는 싸우지 않을 것을 주장하며, 패하는 방법에 관해서도 다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 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병법서가 나왔지만 왜 유독 《손자병법》이 시대를 초월해 현재까지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을까?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시계 바늘을 빠르게 돌려 근대 군사 전략론이 발달한 시점으로 가보아야 한다.  

전쟁과 전략의 화학 작용, 세계를 휩쓸다
두 가지 혁명으로 전쟁의 형태가 달라지다
산업혁명과 프랑스 혁명. 18세기 후반에 일어난 이 두 가지 혁명으로 19세기 전쟁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 두 혁명을 계기로 특히 유럽에서 전쟁이 대규모화되었고, 총기로 무장한 보병 부대가 주역이 되었으며, 그 보병 부대의 치밀한 운용이 승패를 좌우하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전투에 동원할 수 있는 인원에 한계가 있었다. 국방의 책임을 지는 귀족과 기사 등 인구의 극히 일부분만이 전투에 참여했고, 용병을 고용하는 데도 거액의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에 대규모 병력 동원이 어려웠다.  
무기와 탄약, 식량 같은 전쟁 물자를 생산하고 수송하는 능력 또한 열악한 수준이어서 많은 인원을 오랜 기간 동원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중앙집권적인 국민국가가 형성되면서 병력을 확대하고 보충하는 일이 한층 용이해졌다. 이제 모든 국민은 권리의 대가로 국방의 의무를 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국가는 대규모 인원을 병력으로 소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여기에 산업혁명이 근대 국가의 급속한 공업화를 촉진했다. 전쟁에 사용하는 병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식량 및 다른 전쟁 물자의 생산, 수송, 저장 기술이 급속히 진화했다. 산업 발달과 더불어 경제 확대, 제철 기술의 진화, 동력 기술 발명, 이동 수단의 고도화, 나아가 통신 수단의 발달 등 폭넓은 기술 발전이 이루어졌고 이로써 근대 국가가 실행할 수 있는 전쟁의 형태는 크게 확장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19세기 후반까지 주요 선진국에 널리 보급되었다.

20세기를 피로 물들인 파멸의 전략론
이와 같은 변화의 조짐을 감지하고 근대 전쟁의 형태를 바꿔 놓은 인물이 바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Napoléon Bonaparte다. 그는 총기와 화포 등의 기술을 합리적으로 활용하고, 병력을 총동원해 섬멸전을 전개하는 전쟁 방식으로 유럽을 석권했다. 그리고 그의 혁명적인 전쟁 전략을 되돌아보는 과정이 곧 군사 전략론의 중요한 변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시대 배경 속에서 탄생한 인물이자, 전략론의 계보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소개되는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전쟁론 Vom Kriege》을 남긴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Carl Von Clausewitz이고 다른 한 사람은 《전쟁술 Précis de l'art de la guerre》의 저자 앙투안 앙리 조미니 Antoine-Henri Jomini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국가 간의 결투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적을 완전 타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의 전략론은 나폴레옹 전쟁을 연구하여 논리적으로 도출했다고 알려졌으며, 전쟁에서 실행의 측면을 중시한 것이 특징이다. 조미니 역시 나폴레옹 전쟁 이후의 사단 편제를 참고하여 《전쟁술》을 저술했다. 이 책은 기동과 병력에 집중한 공격을 원칙으로 삼으면서도 전략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 전략 계획은 사전 계획과 준비 과정이 핵심이었다. 두 사람의 이론은 모두 자원을 대규모로 동원해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업의 경영에도 참고가 될 만하다.  
세심한 준비 후 국가의 역량을 총동원해 섬멸전을 전개하고, 적의 행동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전투를 이끈다는 방법론은 이후 이어진 기술 진보와 화학 작용을 일으켰다. 그 결과 20세기에 벌어진 두 차례의 세계 대전에서 1,500만~2,000만 명(제1차 세계대전)과 5,000만~8,000만 명(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대량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국민국가는 전투 행위를 더욱 광범위한 일반 국민에게 강요했고 여기에 과학, 생산, 조직 운영 기술이 축적되었다. 이 시대를 거치며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론과 과학 기술이 배양되었으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경제 성장에 초석이 되었다. 한편으로 이러한 시대의 발전이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단적인 상호 학살을 낳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파멸적인 전쟁 형태를 재고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새로운 이론이 탄생했는데, 대표적인 인물로 바실 헨리 리델 하트 Basil Henry Liddell-Hart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상세히 분석한 뒤 큰 효과를 발휘한 전략을 선별하여 이론화했다. 예를 들면 U보트를 이용해 경제 봉쇄와 무역 파괴를 야기함으로써 적국의 경제를 무력화시키고자 했던 독일의 전략을 ‘간접 접근 전략’이라는 명칭으로 해설했으며, 그것을 근거로 국가 총력전을 조장한 클라우제비츠의 전략론을 비판했다.

리델 하트는 직접적인 전투 행위 이외의 전쟁 형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손자병법을 재발견하고 그 개념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는 데 공헌했다. 섬멸전에 대한 안티테제, 즉 ‘싸우지 않고 이긴다’라는 손자의 유명한 구절을 동양뿐만이 아니라 서구 사회에까지 널리 알린 것이다.

그 후에도 군사 전략 연구는 계속되었다. 핵무기의 등장이나 동서 냉전, 우주 개발 등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개중에는 프레데릭 란체스터 Frederick W. Lanchester처럼 세계대전 결과를 분석하여 수리 원칙과 개념을 고안한 이들도 나타났고 이 개념을 경영 전략에 응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그러나 군사 전략의 개념을 경영에 응용하려는 시도는 이 시기 이후 점차 감소한다.
한편으로 ‘영리 기업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에 관한 논의는 20세기 이후 독자적인 발전을 거듭해 군사 전략과는 다른 계보로서 진화를 이룬다. 국가 총력전이라는 개념과 밀접하게 얽힌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의 막이 올랐고, 이는 곧 현대 경영 전략의 직접적인 기원으로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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