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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상추 CEO

# 즐거운 시골살이? 풀 뜯어 먹는 소리!

by 센시오 2020. 8. 27.

본격 농촌 생활 예능 프로그램에 출현 중인
16살 중학생 농부의 행복론이 화제다.

그는 어떻게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냐란
질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게
행복이다.'란 답으로 도시에서 온
출현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미지 출처 : tvn 풀 뜯어 먹는 소리 스틸샷

도시화로 인해 젊은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났던
시골 살이가 최근 다시 젊은 층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목표로 떠오르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워라밸 등
남을 위한 인생, 돈을 좇는 삶이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한 인생, 행복한 삶을 위한
움직임이 커지면서 도시를 떠나 즐거운 시골살이,
행복한 농촌 라이프를 꿈꾸는 사람들.

하지만 16세 농부의 말처럼
농사란 천 평이 넘는 농작지를 일궈도
5-60만 원 남짓 남을까 말까 한 어려운 일.

만약 즐거운 시골 살이를 꿈꾼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풀.뜯.어.먹.는 소리!

그리고 여기,
농사는 로맨틱한 드라마도 아니고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차선책도 아니라 말하는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쌈 채소 상추로 매출 100억을 일구며
유기농업계의 신화가 된
장안농장 CEO 류근모,

그가 전하는 리얼 시골살이,
진짜 농사란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리얼 농사 라이프!

새벽 5시 30분 어김없이 자명종이 울립니다. 조금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6시면 도착할 대전 이마트의 배송차량을 떠올리며 억지로 몸을 일으킵니다. 발주 물량을 팩스로 확인한 뒤, 저온 창고에 보관하던 쌈 채소를 싣기 좋은 곳에 옮겨놓고, 만약에 발생할지도 모를 책인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인수증에 생산자와 수량을 꼼꼼히 적습니다.

6시 10분, 대전 이마트 배송차량이 채소를 싣고 떠나면 곧 충주 이마트에 보낼 발주 물량을 차량에 싣습니다. 농장으로 돌아오면 7시 50분.

10시 30분에 열리는 시청 회의에 참석하고 품질관리직원과 함께 월악산 양채 작목반농장을 둘러봅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났더니 벌써 오후 3시 30분. 충주 시내에 위치한 박스공장을 방문하여 박스 제작을 협의하고 디자인 시안이 담겨 있는 시디를 컴퓨터로 확인했는데 기대치에 못 미쳐 재작업을 의뢰했습니다.

4시 20분 단위로 전화가 걸려옵니다. 5시 30분, 차를 몰고 협력농장으로 달려가서 채소를 차에 싣고 오늘 수확량을 일일이 확인합니다. 주말인 내일은 평일에 비하여 주문량이 1.5배 증가될 것으로 예상하여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신신당부한 뒤 드디어 귀갓길에 오릅니다.

귀가 후 시장조사표를 모처에 발송하고 신규 가입고객과 고객들께 답장과 메일을 보내고 게시판에 올리온 광고 글을 삭제하고 몇 군데 돌아다니며 장안농장 홈페이지를 홍보합니다. 자정을 코앞에 둔 11시 50분. 2농장 탱크에 물이 제대로 차고 있는지 확인하고 돌아와서 1시간가량 홈페이지 홍보를 더 하다 보면 새벽 1시, 이제야 비로소 단잠에 빠집니다.

 

취미 삼아 텃밭을 가꾸는 것이라면 모를까 먹고살기 위해서 짓는 농사는 뼈가 으스러지도록 일해야 한다. 요즘에는 주말농장이다 뭐다 하며 귀농하기 전에 적성을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농사라는 게 참 신기한 것이 시험 삼아 해볼 때는 기막히게 잘 된다. 농약과 비료를 주지 않아도 배추, 토마토가 무럭무럭 자란다.

결과가 좋으니 자신감도 생기고 희망도 갖게 된다.
농사가 적성에 맞는다고 여긴다. 넘치는 자신감만큼 투자 의욕도 대단하다.
비닐하우스 지으랴, 농기계 구입하랴, 농사에 필요한 준비를 마친다.

이렇게 농기계를 사들이면서 규모를 키울 때는 당연히 수확과 이익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함정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말이다. 그렇게 한두 차례 쓰라린 실패를 겪고 나면 농기계 대출이자도 감당하지 못해 쩔쩔 매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라도 넉넉하면 차분히 처리하면 되겠지만 하루는 24시간. 주어진 시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몇 달 농사 망하기는 일순간이다.

농사꾼은 농사와 관련된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손이 100개여도 모자라고, 임기응변이 100가지여도 부족하다. 농사는 막도농이 아니다. 하는 사업마다 실패하여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때, 이제 믿을 것은 몸뚱이밖에 없다는 심정으로 뛰어드는 그런 종류의 일이 아니다. 어떤 직종보다 더 많은 노력과 더 많은 경험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 <상추 CEO> '농사는 드라마가 아니다' 中

그럼에도 내가 농사를 짓는 이유는?

드라마를 보다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올 때가 있다.
'할 일 없으면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뭐.'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울화통이 치민다. 농사가 그렇게 만만하다는 말인가. 대충 해도 되는 게 농사라면 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며 농촌을 버리고 떠나겠는가.
이처럼 힘든 일임에도 내가 농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수익 때문만은 아니다. 머리가 아둔해서도 아니다. 농사를 천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이 일을 사랑한다.

하루 종일 일에 묻혀 살아도 쌈 채소가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하루의 피곤은 다 잊는다. 몸이 피곤한 만큼 최상의 쌈채소를 만들 수 있기에 힘들어도 즐겁기만 한다. 그러니 하우스가 넓을수록 내 즐거움과 희망도 크지 않겠는가.

 

 

*이 포스트는 <상추 CEO> 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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