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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서재 시리즈/철학이 있는 기업

#10. 치약을 가장 인간답게 사는 법

by 센시오 2020. 8. 25.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데엠

어느 순간 ‘우리의 슬로건은 과연 옳은가’라는 질문에 직면했다. ‘훌륭한 브랜드, 저렴한 가격’이라는 데엠의 슬로건은 1973년부터 시작되었다. 이 슬로건은 과연 옳은가? 데엠과 잘 맞는가? 아니었다. 우리는 확실하게 느꼈다.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무엇이 중요한가?

고객은 왜 데엠을 찾는 것일까?

우리의 사명은 ‘훌륭한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할인점의 기계적인 사고에 불과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비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했다. 그리고 그 소비 욕구를 가치있게 만들고자 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변화에 맞는 슬로건과 광고가 필요했다.

지금까지 데엠의 광고는 다른 동종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전단지를 주력으로 했다. 전단지 광고에는 단순한 상품 사진과 가격만을 실어서 눈에 확 들어오도록 했다. 이런 전통적인 전단 광고를 여전히 ’광고의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런 방식의 광고로 고객들의 욕구를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기나긴 고민 끝에 데엠의 핵심이 점점 명확하게 가려졌다.

“데엠은 고객의 지갑을 노리는 기업이 아니라 데엠에서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당신의 소비 욕구를 충족할 수 있고, 나아가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당신 곁에 존재한다”

이렇게 말하는 기업임을 고객에게 알리고 싶었다. 때문에 우리의 광고가 인간의 어두운 충동에 호소하거나 기만 행위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호소하기를 원했다. 치약 하나를 사더라도 데엠에서는 고객도, 소비자도, 그 무엇도 아닌 인간으로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시간이 흐른 후 아주 단순하면서도 천재적인 슬로건이 탄생했다.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슬로건은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중요한 문구를 인용하여 변형한 것이다. 파우스트는 부활절에 조수 바그너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마침내 눈과 얼음이 녹은 아름다운 광경에 기뻐했다. 파우스트는 과거의 모든 부정적인 생각들을 떨치고, 잃어버렸다고 믿었던 삶의 기쁨을 되찾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나는 인간이고, 여기서 나는 인간답게 산다.”

우리는 이 문구를 통해 데엠만의 철학이 담긴 슬로건을 만들어냈다. 이 슬로건은 오늘날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지향하던 철학을 가장 적절하게 요약해서 보여주는 문장이다.

여기서 나는 인간이며,
여기서 나는 물건을 구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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