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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에세이/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 : 어울려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by 센시오 2022. 5. 1.
우리가 가장 먼저 내던져야 하는 관념은 바로 ‘자아’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세상과는 분리된 자신만의 자아가 있다는 뿌리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나 자신일 따름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저 타인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조차 ‘우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런 강한 믿음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 제각기 별개의 존재로 살아갑니다.

‘나는 네가 아니며, 내 문제는 내 문제이고
네 문제는 네 문제일 뿐’
이라는 생각이 마음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혼자 존재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홀로 존재함이 가능하다고 믿고, 나는 독립된 자아를 가진 별개의 ‘아상(我相, self-entity)’이라고 생각하면서 멋대로 행동합니다. 이런 생각이 우리 사고와 행동의 바탕이 될 때 수많은 고통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관념을 내던지기 위해서는 강력한 수련이 필요합니다.

 
사실 ‘자아’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생각과 성찰이 있을 뿐입니다.

그 뒤에 숨어 있는 존재 같은 것은 없습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지만,
그것은 그저 잠시 떠오른 생각에 대한 것일 뿐입니다.
부처님은 생각은 계속되고 있으나, 그 생각 뒤에 ‘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음을
이미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생각하는 존재가 확실히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해봅시다.
분명히 매우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을 느끼는 존재가 정말로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예로, “비가 내린다”라는 말을 생각해 봅시다. 분명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비를 뿌리는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가 내리기 위해서 비를 뿌리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생각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존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진짜로 만들기 위해서 그 감정을 느끼는 존재가 꼭 필요하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아(無我, non-self)’의 가르침입니다.

 
‘자아’라는 개념에는 내가 곧 육신이고 육신이 곧 나라는 생각,
즉 이 육신이 나에게 속한 나의 것이라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념은 현실에는 부합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몸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 몸이 흐르는 시냇물과 같다는 것 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몸에는 부모님과 선조들이 시냇물처럼 흐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그 물속에 ‘나 자신’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존재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 맑은 물속 에는 우리의 선조들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 무기질의 선조들까지 존재합니다. 
그것이 바로 연속체라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 어떤 배우가 있다고 해도 그 뒤에 무엇이 존재하는지는 알 수없습니다.

그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표현은 ‘나와 어울려 존재함
(I-inter- am)’입니다. 상호 연결성과 상호 존재의 측면에서 볼 때, 이 표현이 더 진실이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이 ‘무아’의 통찰을 가졌다면, 그리고 서로를 ‘어울려 존재함’ 의 빛 속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겁니다.

우리는 모두 ‘어울려 존재’하고 있습니다. 상대가 저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내가 이런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존재한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내던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까닭은 그 개념이 현실의 본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별개의 ‘자신’이라는 관념은 우리를 길고 긴 터널 속으로 데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명상을 수련하다 보면 호흡만 존재할 뿐 호흡을 하는 존재는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분명히 자리에 앉아 있지만 앉아 있는 존재는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면,
긴 터널은 사라지고 사방이 탁 트인 공간이 펼쳐지며
무한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틱낫한 스님이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남긴 마지막 당부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이자 살아있는 부처라 불리는 틱낫한 스님.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로 세계를 변화시키고 전 세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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